<취권 2>는 왜 여전히 심장을 뛰게 할까?.. 때리고, 맞고, 액션은 예술이 되었다.

김경민 기자

sib8ki2@naver.com | 2025-05-30 15:42:14

-무술 예술극으로, 무술 영화사에 기록되는 교과서 같은 '명화'
-'혼연일체' 사물이 신체가 되는 액션의 미학

[슈퍼액션 = 김경민 기자] 어릴 적 극장을 나서며, 두근두근 설레며, 괜히 무술 동작을 따라 하고 날아차기를 흉내 내던 기억이 있다.
성룡의 〈취권 2〉는 단순히 재밌는 무술 영화가 아니었다. 몸으로 완성한 한 편의 무술 예술극으로, 무술 영화사에 기록되는 교과서 같은 '명화'다.

〈취권 2〉(Drunken Master II) 공식 포스터
※ 본 이미지는 제작사 또는 배급사에서 제공한 공식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저작권은 해당 권리자에게 있으며, 요청 시 삭제 가능합니다.

성룡 주연의 1994년작 〈취권 2〉(Drunken Master II)는 아시아와 북미에서 모두 흥행에 성공한 작품으로,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시리즈의 위상과 철부지 황비홍의 성장 서사

영화 〈취권 시리즈〉는 1980~1990년대를 관통한 국내 개봉 외화 흥행 1위작이자, 비틀비틀 취권 액션이 자동 연상되는 성룡의 대표작이다.
철부지 황비홍이 최강의 악당을 물리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탄탄한 기승전결을 바탕으로 한 전형적인 성장 드라마로, 성룡 특유의 익살과 리듬감 있는 액션이 빛을 발한다.

〈취권 2〉(Drunken Master II)  보도자료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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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취권 2〉는 성룡의 액션 철학과 홍콩 액션 영화의 정점을 보여주는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필자는 10번을 넘게 영화를 봤지만 볼 때마다 불끈불끈한 감성이 돋아나게 만든다.
같이 맞고 같이 싸우는 듯한 감각이 살아난다. 그 감정은 지금도 여전히 선명하다.
방금 봤지만, 지금 다시 봐도 또 빠져든다. 왜일까. 이 영화가 가진 본질은 단지 액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술에 치우친 현대 액션의 공허함

현대 액션 영화는 2004년 토니 자의 영화 〈옹박〉 이후 타격보다 기술 중심으로 진화하게 됐다.
마샬아츠의 화려한 테크닉을 이용한 '타격'을 영화에 접목하게 되면서, 액션 영화의 볼거리는 한층 더 성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토니 자의 영화 〈옹박〉 공식보도자료 스틸= 액션영화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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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하며 날아차고, 화려한 동작을 이용한 '타격'이 시선을 사로잡게 되면서 "우와~ 멋있다."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타격' 보다 '마샬아츠 액션'에 중점을 둔 일부 영화의 관객들은 점점 스토리에 몰입하지 못하게 되면서 '감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기술은 화려하지만, 손맛은 없다. 눈은 즐겁지만, 심장은 뛸 틈이 없다. 구경은 하지만, 함께 싸우진 않는 영화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마샬아츠는 점점 무대에서 펼쳐지는 '퍼포먼스 공연'처럼 되고 있다.

타격 중심 액션의 매력, 취권이 증명하다

90년대의 액션 영화의 대표작인 〈취권 2〉는 반대다. 기술보다 타격이 먼저고, 감각보다 몰입이 우선이다.
마동석식 액션도 비슷한 매력이 있다. 화려한 테크닉보다, '한 방이다.'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그 타격감이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성룡의 〈취권 2〉는 기술보다 감정에 맞는 주먹을 내지른다. 발차기할 때마다 관객들도 움찔한다.

 〈취권 2〉(Drunken Master II)  스틸=타격감에 중점을 둔 성룡의 액션
※ 본 이미지는 〈취권 2〉 또는 방송 보도 화면에서 비평 및 해설 목적으로 인용되었습니다. 해당 저작물의 권리는 원 제작사에 있으며, 요청 시 즉시 삭제하겠습니다.

동시에 아픔이 느껴지고, 치고받고 하는 장면을 보면서 쾌감을 느낀다. 어느 순간 영화에 빠져 들어가 있게 된다.
그래서 더욱 긴장하고, 집중하게 된다. 타격을 중심으로 한 취권의 기술들이 펼쳐지면서 액션 신은 생생하고, 활기가 넘친다.
싸움은 곧 서사가 된다. 이건 단순한 액션과 스턴트의 조합이 아니다. 감정의 파고와 맞물린 액션의 리듬이다.
액션의 리듬과 홍콩 특유의 90년대 오케스트라 느낌의 중국 전통 타악기와 피리 소리가 어우러지면서 영화를 한층 더 성장시킨다.
‘취권’이라는 장르의 정체성에 맞는 배경음악과 각 테마마다 잘 어우러진 음악, 특히 취권 모드로 들어갈 때마다 흘러나오는 경쾌한 테마는 한 번 들으면 몸이 기억하는 리듬으로 기록된다.

'혼연일체' 사물이 신체가 되는 액션의 미학

성룡 액션의 진짜 매력은 모든 사물을 활용한 액션, 의자, 화분, 책상 등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사물을 무기술을 다루듯이 활용하는 능력에 있다.
그는 사물을 그냥 활용하는 것이 아닌 혼연일체가 되어버린다. 마치 신체의 일부가 된 것처럼, 드러났다가 줄어들었다가 몸을 타고 회전하는 사물들은 몸에 붙어 있는 느낌을 준다.

〈취권 2〉(Drunken Master II)  스틸=의자를 활용한 성룡의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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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길이 닿는 순간 생명이 살아난다. 마치 땀이 피부를 타고 흘러내리듯, 사물은 그의 신체 일부처럼 반응한다.
그것은 안무가 아니라 감각이고, 기술이 아니라 예술이다.

CG로는 이걸 절대 따라할 수 없다. 리얼 액션은 감촉이 있어야 완성된다. 중심, 무게, 거리, 타이밍. 성룡은 이 모든 걸 몸으로 조율한다.
그래서 그의 액션은 따라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 흉내 낼 수는 없다.

 
액션 배우를 넘어선 연기의 천재

그리고, 우리는 종종 잊는다. 성룡이 단지 액션 배우가 아니라 연기의 천재였다는 걸.
영화 속 황비홍은 처음엔 활기 넘치고, 용기 가득한 인물이지만, 술에 취해 노혜광 일당에게 당한 후 광장에 벌거벗겨져 매달린다.

〈취권 2〉(Drunken Master II)  스틸=수치와 상실, 아버지 앞에서 아들의 복잡한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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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와 상실, 침묵과 분노, 아버지 앞에서 아들의 복잡한 감정까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성룡은 이 모든 걸 무술이 아니라 표정과 호흡의 연기로써, 진심을 담아낸다. 그래서 그가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게 만든다.

 
노혜광의 예술적인 발차기와 NG 장면, 예술의 후일담이 아닌 본편

〈취권 2〉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던 것은, 다양한 악당들이 보여준 상황에 맞는 액션,
도끼파는 기술보다는 떼신으로, 그리고 빌런으로써 보여준 노혜광의 예술적인 발차기는 지금 봐도 최고였다.

노혜광의 발차기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예술이다. 날카롭고 선명한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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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의 유연하고 흘러가는 취권과 노혜광의 정확하고 날카로운 액션의 대비가 만들어내는 리듬은, 영화 속 최고의 밸런스를 만들어냈다.
당시 관객들이 그 발차기를 따라 할 정도로 강렬했다.

그리고 마지막, 성룡 영화의 시그니처. 마지막 NG 장면. 진짜 부딪히고, 깨지고, 다친 그의 몸.
웃으면서도 눈물 나는 장면들. 그건 예술의 후일담이 아니라, 예술 그 자체였다.

성룡 영화의 시그니처. 마지막 NG 장면. 고난이도 스턴트를 소화하는 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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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은 영화가 끝나도, 끝까지 관객과 함께였고, 자신을 던져 영화를 완성했다.

그래서 성룡을 쉽게 말할 수 없었다. 그의 영화를 서술한다는 건, 감히 무게를 짊어지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취권 2〉(Drunken Master II)  보도자료 스틸=유가량 감독과 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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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권 2〉는 액션 영화가 아니다. 그건 몸으로 연기한 철학이고, 감정으로 기억되는 예술이다.허공을 찢는 기술은 많지만, 마음을 울리는 타격은 적다. 〈취권 2〉는 지금도 우리 안에 남아 있다.

때리고, 맞고, 굴러도 다시 일어나는 그 감정.  우리는 잊지 않는다.

"여동빈!" "힘이 장사인 술고래!" 기술에 이름을 붙여 생명을 불어넣던 그 방식.
성룡은 단지 취권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감정을 담은 무술을 이야기로 펼쳐냈다.

(출처:※ 본 영상은 영화 『취권 II』의 주제가를 담은 공식 뮤직비디오입니다. 모든 저작권은 해당 제작사 및 음악 레이블에 있으며, 요청 시 즉시 삭제 조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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