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세옥2: 대도무문, 이연걸의 검술, 아직도 빛난다…점혈술, 무영수, 30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다.
김경민 기자
sib8ki2@naver.com | 2025-07-16 16:21:01
지금 다시 꺼내도 명작인 이유를 되짚어본다. 점혈술, 무영수, 그리고 단풍 아래 검무까지…
이 영화는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살아 있는 유산이다.
[슈퍼액션 = 김경민 기자] 액션배우 이연걸 주연의 영화 ‘방세옥 2: 대도무문’은 1993년 홍콩에서 개봉된 영화로, 기품 있는 액션과 단풍잎이 떨어지는 배경 속에 펼쳐진 검술 액션의 미장센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연걸이 주연과 제작을 함께 맡은 이 작품은 전작 ‘방세옥’의 속편으로, 코미디와 액션, 철학과 감정을 완벽하게 결합해 3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영화는 여전히 ‘다시 보고 싶은 작품’으로 회자된다.
지금 다시 꺼내도 빛나는 명작 당시 흥행과 반응영화 ‘방세옥 2: 대도무문’은 1993년 개봉 당시 홍콩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며, 황비홍 시리즈와 홍콩 액션 영화 전성기 시절의 이연걸의 인기 정점을 증명한 작품이었다.
당시 평론가들은 “유쾌한 액션과 정통 무협의 감성이 공존한다”고 평가했고, 관객들 역시 코믹한 유머, 박진감 넘치는 액션, 감동적인 서사에 매료됐으며, 지금까지도 액션을 좋아하는 많은 팬들에게 회자가 되는 작품이다.
무술인들의 ‘레전드’…품격 있는 이연걸의 액션이 영화를 진정한 명작으로 만드는 건 무술을 아는 사람들의 평가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도무문’은 격투가 아니라, 무술의 예(禮)와 덕(德)을 품은 예술로 기억된다.
이연걸 특유의 몸놀림, 몸의 빠르기가 아닌 절제와 감정, 의미 있는 움직임이 곧 액션의 기품이 됐다.
이연걸의 액션은 화려하지만 절대 과장되지 않았다. 그의 움직임에는 목적이 있고, 그 목적에는 감정과 기품이 있었다.
이연걸은 스피드 있는 기술로 촬영 현장에서도 독보적인 몸놀림을 선보였으며, 헐리우드 영화 ‘리셀 웨폰 4’를 찍을 당시 이연걸은 악역을 맡았는데, 이연걸의 액션을 카메라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자 카메라 감독은 "제발 속도를 늦춰 달라"고 요청한 일화도 있었다.
당시 주인공인 배우 멜 깁슨 또한 "당신같이 빠른 사람은 처음 봤다"고 감탄했다고 한다.
또 영화 ‘황비홍’을 촬영할 당시에는 성룡, 홍금보와 함께 홍콩 액션배우 트리오를 선보였던 ‘원표’가 이연걸의 무술을 보고 감탄해 자기를 제자로 삼아 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언론과 방송을 통해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만큼 이연걸의 무술 능력은 모두를 감탄하게 했으며, 그는 헐리우드 액션배우 멜 깁슨, 홍콩 액션배우 원표들까지 액션배우들의 ‘스타’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그의 액션배우로서의 기품과 그의 절도 있는 액션 하나하나가 캐릭터와 서사에 맞닿아 있고, 이연걸 무술의 정점을 볼 수 있는 검술, 권술, 퇴술(발차기) 등의 다양한 액션 시퀀스가 가득 담긴 작품이 영화 ‘대도무문’이다.
단풍 아래, 펼쳐지는 검술과 미장센, 무인의 ‘예’까지이 영화 ‘대도무문’의 최고의 장면 중 하나는, 어머니를 구하러 가는 길목에서 방세옥(이연걸)이 펼치는 검술 액션이다.
붉은 단풍이 흩날리는 가운데, “동료의 피를 보고 싶지 않다”며 두 눈을 천으로 가린 채, 이연걸은 일본도 여러 자루를 번갈아 쥐고 싸움을 이어간다.
시각 대신 감각으로 펼쳐지는 검술 액션은 붉은 단풍과 바람, 칼빛, 침묵의 조화 등이 어우러져 액션이 아니라 예술적인 미장센이 돋보이는 명장면으로 거듭난다.
그리고 검술 속에 흐르는 예와 인강의 도리까지 표현되면서, 액션 장면은 단순한 전투가 아닌 ‘무도의 의식(儀式)’처럼 다가온다. 지금 생각해보면, 원피스에 등장하는 조로의 삼도류의 기원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장면이다.
점혈술 – 유쾌함 속 전통의 상상력과 파괴력이 공존하는 기술특히 영화에 등장하는 점혈술은 이 영화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기존 홍콩 영화에서 등장했던 점혈술을 단순히 상대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장치로서만 그 역할을 했는데, ‘대도무문’에서는 점혈술의 화려함과 파괴적인 살상력을 동시에 보여주어, 점혈술의 예술적인 면과 무술의 깊이를 동시에 보여줬다.
방세옥의 엄마의 사형인 점혈술 대가로 출연한 대도무문 본편의 감독 겸 무술감독인 ‘원규’가 보여준 점혈술을 선보이는 장면은 진중함과 코믹함을 넘나드는 명장면이다.
코믹적인 캐릭터로 출연했던 점혈술 대가 ‘원규’가 적들과의 전투에서 진지하면서 수준 높은 점혈술을 선보이는 장면은 반전 그 자체였다. 특히 적들을 제압하다가, 사람이 아닌 닭을 점혈로 굳히는 장면은 실전에서 점혈술이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도 적용된다는 무술의 깊이를 표현하는 심도 있는 장면을 탄생시켰다.
점혈술은 적의 움직임을 끊고 극의 긴장을 조절하며 이야기의 맥을 쥐는 장치로써, 동양 무술의 상상력과 영화적 재미가 절묘하게 결합된 요소로 등장했다.
영화 ‘대도무문’의 꽃, 무영수영화 ‘황비홍’에서 등장하는 무영각(無影脚)은 그의 필살기이자 영화의 상징처럼 표현된다면, 영화 ‘방세옥’ 시리즈에서는 무영수(無影手)가 등장한다.
무영수는 방세옥과 어머니가 함께 펼치는 필살기처럼 등장하지만, 코믹적인 요소까지 어우러져 파괴력과 웃음을 동시에 보여준다.
특히 어머니와 아들 두 세대의 무인이 같은 리듬으로 싸우는 모습은 무술의 전수, 가족의 유대, 감정의 울림이 깃든 언어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영화 ‘방세옥’ 시리즈의 상징처럼 깃들어 있다.
이렇게 영화 ‘방세옥 2: 대도무문’은 검술, 점혈술, 가족의 액션 등 다양한 액션의 명장면들이 녹아 있으며,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의 하모니가 잘 녹아 있다.
‘레거시’이자 ‘레전드’영화 ‘대도무문’은 주인공 방세옥이 청나라 시대 비밀조직 홍화회의 일원으로 들어가면서, 동료의 배신과 조직 내부의 갈등에 휘말려 진정한 선택을 강요받게 되는 이야기로, 진지한 무협 영화지만 그 안엔 유쾌함과 삶의 활기가 흐르는 작품이다.
오프닝의 경쾌한 음악과 장면마다 정확하게 배치된 감정 테마는 웃음과 비장함을 오가는 호흡을 보여주고 있으며, OST와 편집, 연출의 조화는 극의 리듬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그래서 이 영화는 매 순간 재미있고, 매 순간 잘 만들어진 명작으로 거듭났다.
영화 ‘대도무문’은 단순히 추억이 묻어 있는 작품이 아니다. 지금 봐도 여전히 새롭고 감동적이다.
왜냐하면, 이연걸은 액션을 연기한 게 아니라 도리와 철학을 몸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보고 싶다. 검을 들고 화려하고도 기품을 뿜어내는 그를, 싸움의 이유를 묻던 그 움직임... ‘대도무문’은 ‘레거시’이자 레전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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