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성편 리뷰: 팬 100점, 일반 관객은 지루했다? 흥행의 빛과 그림자
[슈퍼액션 = 이초희, 김경민 기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개봉과 동시에 한국에서 330만 관객을 돌파하며, 애니메이션으로는 드물게 초대형 흥행작 반열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300만 관객 돌파라는 수치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적 한계를 넘어, 실사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성과를 달성한 이례적인 사례다.
특히 일본에서는 개봉 17일 만에 1천만 명, 24일 만에 2천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신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이번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주인공 카마도 탄지로와 모든 주와 상현들이 무한성에 모여 최종 결전을 벌이는 이야기로, 총 3부작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개봉한 무한성편 1부는 ‘최종장 서막’이라 불릴 만큼 앞으로의 결전을 여는 작품이다.
관람객들은 화려한 작화와 음악, 보이스 연기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유튜브를 비롯한 리뷰 채널에서도 “애니메이션의 시각적 완성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렸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특히 영화평론가 이동진 역시 “회상 장면이 반복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큰 단점으로 보긴 어렵다. 오히려 서사를 중시하는 관객에게는 몰입의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복적인 회상 신, 기대 이하의 루즈함
영화의 흥행과 평단의 찬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일반 관객으로서 느낀 감상은 조금 달랐다.
귀멸의 칼날 시리즈를 좋아하긴 하지만 열성 팬은 아닌 내게, 이번 작품의 회상 신들은 다소 루즈하게 다가왔다.

원작 만화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결 고리, 주와 상현들의 후회와 갈망, 그리고 뉘우침이 여백 속에서 자연스럽게 전해졌는데, 영화에서는 이런 ‘감정’들을 길고 반복되는 회상으로 관객에게 직접 주입하려는 듯 느껴졌다.
그 결과 감정은 풍부해졌지만 긴박한 전투의 흐름이 끊기며 몰입이 방해받는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이 지점에서 작품을 즐기려는 일반 관객인 나는 진부함을 느꼈지만, 반대로 팬들에게는 상상으로만 존재하던 장면을 스크린에서 직접 확인하는 순간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즉, 팬들에게는 100점에 가까운 카타르시스였겠지만, 일반 관객에게는 다소 마이너스로 다가오는 전개였다.
최고의 액션 신은 환락의 거리?, 액션 연출에 대한 아쉬움
무한성 1편의 액션 완성도 자체는 높았다. 그러나 나는 이미 ‘귀멸의 칼날: 환락의 거리편’에서 보여준 압도적 전투를 경험했기에, 이번에는 특별히 새로운 자극을 받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환락의 거리’에서의 액션은 화려한 작화와 감정의 리듬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애니메이션 액션의 정점을 찍은 순간이었다.
평론가들 역시 “액션은 10년대, 혹은 역대 최고의 애니 전투 중 하나였다”고 극찬하며,
“안무, 색채, 매끈한 애니메이션, 끊임없는 삽화 중심(사쿠가), 그리고 멋진 음악까지 — 이 시즌 전투는 최고였습니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작화가 정말 압도적이고, 전투 클라이맥스는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아름답고 유려했다. 이건 최고급 애니메 ‘아이캔디’다”라는 표현으로 시각적 충격을 더한 극찬이 이어졌다.

이러한 진보된 액션 신으로 2022년 열린 ‘Crunchyroll Anime Awards’의 ‘Entertainment District Arc’는 ‘최우수 액션(Best Action)’, ‘최우수 판타지(Best Fantasy)’ 상을 수상하였으며, 감독 하루오 소토자키도 ‘최우수 감독(Best Director)’ 상을 받았다.
‘환락의 거리편’에서 이미 한 단계 진보된 액션 신을 보여주었기에, 필자는 이번 무한성편을 보기 전 한 단계 더 진보된 액션을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액션이 병렬적으로 분산되고 회상과 교차되면서 몰입과 쾌감이 떨어졌다.

“젠이츠의 화려한 '번개검'과 탄지로, 기유가 아카자와 함께 펼친 화려하고도 스펙터클한 전투는 정말 멋졌지만, 한 단계 진보된 액션 연출을 보여주진 않았기에 결과적으로 개인적인 아쉬움을 남겼다.”
애니메이션 액션의 장점, 그리고 무황행담과의 비교
애니메이션 액션은 실사보다 더 높은 수준을 보여줄 수 있다. 인물의 감정과 스피드를 시각적으로 직접 그려내고, 바람과 불꽃의 질감, 공간의 입체감을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트레인저: 무황행담’은 이 장르의 진화를 보여준 대표작으로, 마지막 결투는 애니 액션의 한계를 넘어선 전투로 평가받는다.

‘환락의 거리편’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애니 액션을 또 한 단계 진보시킨 작품이었다. 그러나 무한성편은 두 작품이 보여줬던 혁신적 도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시각적 완성도는 뛰어났지만 새로운 감각을 주지는 못했다.
그래도 다음 편이 두근거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한성편'은 끝나자마자 더 큰 기대를 남겼다. 이름 그대로 ‘서막’에 불과했고, 본격적인 결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2편과 최종장에서 어떤 감정과 액션이 폭발할지, 그리고 그 결말이 어떤 울림으로 다가올지는 여전히 궁금하다.
이번 편에서의 아쉬움이 다음 편에서의 감탄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나는 여전히 이 여정의 끝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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