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액션 = 김경민 기자] 우얼산 감독의 봉신 3부작 중 두 번째 이야기인 ‘봉신연의 2: 요마의 군세’(중국어 원제: 封神第二部:战火西岐)가 공개되며, 1편 ‘조가풍운’과는 또 다른 우아한 기품의 매력을 선사했다.

1편 ‘조가풍운’은 신과 인간, 요마의 캐릭터들이 고르게 빛나는 균형감 있는 영화로, 젊은 전사의 혈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특히 조가풍운 속에 등장하는 젊은 전사들의 패기와 청춘의 뜨거운 혈기와 땀의 매력은 많은 남성들을 매료시켰으며, 영화의 치밀한 서사까지 어우러져 전편은 완벽에 가까운 호평을 받은 대작이었다.
2편 ‘요마의 군세’는 1편에서 보여준 젊은 전사의 패기와는 다른, 한마디로 여장군의 매력과 기품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봉신 3부작, 2014년 부터 시작된 대서사
우얼산 감독의 ‘봉신연의’는 총 3부작으로, 2014년 처음 시나리오 작업이 시작되어 본격적인 촬영은 2018년부터 이루어졌다.
18개월에 걸친 대규모 제작 과정을 거친 초대형 프로젝트 영화로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이다.

나얼나시 역시 1·2편 주요 출연진 전원이 거쳤던 ‘봉신 훈련캠프(Fengshen Training Camp)’의 일원으로, 그녀의 혼신의 트레이닝 결과가 여장군 등선옥에게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봉신훈련캠프는 ‘봉신연의’ 3부작을 위한 프로젝트로, 약 1만 명의 지원자 중 선발된 배우들에게 6개월간 승마, 무술 스턴트, 연기, 고전 문화 등을 집중적으로 트레이닝하는 고강도 프로그램이었다.
그 성과는 영화 속에서 그대로 녹아났고, 1편의 완성도와 2편의 등선옥을 만들어낸 훌륭한 토대가 됐다.
봉신훈련캠프는 시리즈 성공의 숨은 주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품있는 우아함 등선옥, 봉신2의 심장
요마의 군세는 ‘여장군의 영화’로서, 영화 시작부터 등장한 등선옥(邓婵玉)은 기개와 품격이 넘쳤다.

특히 마지막 죽음을 앞두고 희발에게 처음 만났을 당시 불렸던 노래를 부탁하며, 그 장면이 회상으로 이어질 때, 관객들은 등선옥의 진정한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영화 오프닝부터 보여준 그녀의 당당함이 허세가 아닌 진짜 품격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초반에는 “조금 오버한다”는 인상이었을지 몰라도, 회상 속 그녀의 당당함은 이 영화의 핵심이자 꽃이었다.
특히 등선옥을 연기한 배우 나얼나시(Nashi)는 개봉 이후 단숨에 팬덤을 형성했다.

홍콩·대만 언론은 “이제 여장군 캐릭터의 기준이 될 것”이라는 찬사를 보냈고, 평론가들은 그녀를 “발견(revelation)”이라 평했다.
팬아트와 커뮤니티 밈이 폭발하며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균형의 붕괴, 아쉬운 캐릭터의 밸런스 설계
하지만 이번 ‘요마의 군세’는 등선옥이라는 배우의 매력 말고는 그 외의 캐릭터들은 아쉬움을 남기게 만들었다.
1편에서 보여준 액션 연출에서는 인간들의 전쟁신, 신과 인간의 대결 장면 등에서 각 캐릭터 설정과 그가 처한 상황에 맞는 절제된 액션을 적절하게 표현해 극의 완성도를 높이고 볼거리를 더욱 다양하게 만들었다.

반면 인간들의 대결보다는 신과 요괴, 그리고 마법의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대결이 주를 이루는 2편 ‘요마의 군세’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액션을 보여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 초반에는 4대 천왕과 요괴의 대결, 그리고 환생해 신들의 힘을 가지게 된 은교의 대결은 적절한 재미를 주었다.

하지만 이후부터 진행된 액션 시퀀스에서는 캐릭터의 밸런스가 망가진 듯한 연출이 더해지면서, 점점 볼거리도 부족하고 극의 긴장감까지 떨어지는 느낌을 주었다.
화려한 액션 대신, 아쉬움의 연출
특히 ‘봉신연의’의 ‘나타’라는 캐릭터는 원래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엄청난 힘을 가진 신으로서 서유기의 손오공과 라이벌 같은 존재다.
하지만 이번 영화 ‘요마의 군세’에서는 특별한 매력을 발산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나타와 같이 등장하는 양전 역시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기능적인 역할에 머무른 느낌이었다.
특히 1편에서 보여주었던 신과 인간 캐릭터의 적절한 균형은, 2편에서는 너무 강력한 인간 캐릭터의 등장으로 무너진 느낌이었다.
마법과 도술을 사용하는 인간 캐릭터인 ‘태사’는 처음부터 너무 강력한 술법을 동원해, 별다른 복선이나 준비 과정 없이 천지를 개벽하는 듯한 술법으로 나타와 양전 등 모든 인물들을 너무 쉽게 무력화시켜버린다.
만약 한 번의 패배 후 절치부심하며 준비한 비장의 술법으로 같은 마법을 보여주었다면, 관객은 그 힘을 납득하고 전투의 긴장감도 높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쉽게 준비해버린 느낌이었다.
3편에 거는 기대는 더욱 커져
‘요마의 군세’는 여러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완성도는 높고 몰입도도 충분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여장군 등선옥의 강인함과 감정선의 연출은 탁월했으며, 그녀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

등선옥의 명장면을 직접 마주한다면, 그 여운과 감동, 그리고 그녀의 아름다움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이다.
이제 시리즈는 마지막 3부작으로 향한다.
본격적인 흑마술과 요괴 군세가 등장하며, 더 강한 적들 앞에 수세에 몰리는 희발과 강자아,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갈까.
주왕과의 대결을 앞두고 최강의 신선들이 참전하거나, 캐릭터들이 전력을 강화해 돌아올 전개가 예고되며, 결말을 향한 기대는 다시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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