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사 곤살레스의 매력, 수호자 에스메의 존재감만 남아
[슈퍼액션 = 김주하 기자] 애플 TV를 통해 공개된 가이 리치 감독의 신작 영화 <젊음의 샘>은 연출은 살아있고, 관객들의 감각을 자극시키는 작품이다.

<젊음의 샘>은 인디아나 존스나 내셔널 트레저와 같은 고전적인 모험 영화를 좋아하시는 사람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가이 리치 감독과 존 크래신스키, 나탈리 포트만의 출연으로 더욱 관심을 끈 작품이다.
고전적 모험의 포맷, 가이리치의 감각적인 연출로 재해석
영화는 고고학자 루크 퍼듀(존 크래신스키)가 죽음을 앞둔 억만장자 오언 카버(도널 글리슨)의 의뢰를 받아 전설의 '젊음의 샘'을 찾기 위한 모험에 나서게 되는 이야기다.

그는 오랜 시간 소원했던 여동생 샬럿(나탈리 포트만)과 함께 고대의 단서들을 따라 태국, 오스트리아, 이집트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퍼즐을 풀어나간다.
그러나 '젊음의 샘'은 단순한 생명의 원천이 아닌, 기억과 정체성을 대가로 하는 위험한 유혹임이 드러나면서, 이들은 진정한 젊음과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는 액션 어드벤처 영화다.
감각을 자극하는 오프닝, 여유롭게 달리는 추격 그리고 음악
이 영화는 ‘재미있다’고 소리치지 않는다. 대신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감각을 자극한다. 스토리는 약했지만, 연출은 그 허술함을 덮고도 남을 만큼 치밀했다.
특히 영화의 오프닝 장면, 루크(존 크래신스키)가 오토바이를 타고 여유롭게 도망치는 장면. 위기인데도 위기 같지 않은 이 시퀀스에서, 음악은 “Bang Bang (My Baby Shot Me Down)”의 태국어 버전이 흐르며, 보는 이들을 이알 수 없는 묘한 매력에 동화시켜 영화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차량의 스턴트 액션, 배우들의 연기까지 모든 연출이 치밀할 만큼 잘 짜여져 있으며, 오프닝을 보는 순간 나는 ‘추격’을 본 것이 아니라, 하나의 ‘리듬’을 경험했다.
연출은 말하지 않고, 움직인다. 드론으로 포착한 하늘 위 앵글과 루크의 태도, 음악과 화면의 박자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관객이 장면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것’에 맡기게 되는. 이런 오프닝 연출이 바로 영화 <셜록 홈즈>를 떠오르게 하는 가이 리치 감독의 매력이다.
<젊음의 샘>은 말보다 움직임으로 설명한다. 대사 없이 전달되는 인물 간 감정, 시선을 좇는 카메라, 타이밍을 정확히 아는 편집.
스토리는 진부했지만, 연출은 생생했다. <셜록 홈즈>의 추론 장면처럼, 카메라는 생각을 그리게 만든다. 그것이 이 영화가 기억에 남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이다.
가이 리치의 설계 + 앨런 스튜어트의 감각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스토리보다 시각적인 감각과 쾌감을 느끼게 되는데, 작품의 이런 특성은 가이 리치 감독의 연출 철학과 촬영감독 앨런 스튜어트의 테크닉이 맞물린 결과로 여겨진다.
리치는 감정이 아니라 구조를 설계하고, 스튜어트는 그것을 실제로 보이게 만든다. 드론, 틸트, 슬로우모션, 줌인과 패닝의 흐름이 장면의 리듬과 완벽히 호흡한다.

그래서 우리는 감정보다 움직임에 집중하게 되고, 영화를 보다 보면 스토리보다 장면을 기억하게 된다.
카메라 연출이 뛰어나다고 여겨지는 이유는 정보 전달을 ‘편집’이 아니라 ‘카메라’가 하기 때문이다.
주요 인물 설명이나 플래시백, 전설의 기원을 나레이션 없이 롱테이크와 트래킹 샷으로 전개한다. 에이사 곤살레스의 첫 등장 시퀀스에서는 한 번의 롱테이크 안에서 그녀의 성격, 위치, 임무까지 설명된다.
카메라의 무빙, 이동과 전환이 ‘감정선’을 따라간다. 인물의 감정이 솟구칠 때 자연스럽게 고속 트래킹이 이뤄지고, 루크가 기억을 회상할 때는 둔탁한 핸드헬드, 샘에 가까워질수록 부드러운 스테디캠으로 변해간다.

이 연출은 인물의 심리와 카메라가 동기화된 구조로 설계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움직이는 샷, 살아 있는 화면, 이러한 연출이 영화 <셜록 홈즈>를 떠오르게 만드는 요소다.
샷마다 ‘움직임’이 있다. 가만히 있는 샷이 거의 없으며, 인물과 상황에 따라 줌, 팬, 돌리, 틸트 등 각 샷마다 명확한 목적과 리듬이 부여되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처럼 느껴진다.
스토리와 캐릭터의 아쉬움, 그러나...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만큼 스토리는 진부하고 각 캐릭터마다 매력이 분명히 약했다. 하지만 ‘킬링타임’용으로는 볼만하다.
에이사 곤살레스의 매력, 수호자 에스메의 존재감만 남아
특히 영화를 보게 되면 기억에 남는 건, 주인공 루크의 존 크래신스키도 아닌, 나탈리 포트만도 아닌, 수호자 에스메(Esme) 역의 에이사 곤살레스의 매력이 눈길을 끈다.

에이사 곤살레스는 영화 속에서 젊음의 샘을 지키는 집단의 '길의 수호자(Protector of the Path)' 역할로 등장하며, 루크(존 크래신스키)와 샬럿(나탈리 포트만)의 탐험을 방해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녀는 신비롭고 위험한 여성으로 묘사되며, 격투 기술에 능한 캐릭터로 주인공들과의 대립을 통해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에스메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수호자이자 시험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인물이다.
배우 에이사 곤살레스는 멕시코 출신의 배우로, <베이비 드라이버>(2017), <고질라 vs. 콩>(2021)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이번 작품에서 그녀는 가이 리치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으며, 이전에는
그녀는 이번 역할에 대해 “에너지 소모가 큰 액션 장면들을 소화하기 위해 체력 관리에 신경을 썼다”고 밝히며, 존 크래신스키와의 협업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언급했다.
감정은 깨어나지 않았지만, 감각은 살아 있었다
이번 영화에서 주인공 루크와 나탈리 포트만의 동기는 애매했고, 빌런은 위협적이지 않으며, 샬럿과 아들 토마스의 서사는 개연성이 부족했다. 많은 인물들이 기능적으로만 등장하고, 감정선은 얕았다.

하지만 그조차도 이 영화의 감각적 완성도 앞에서는 일부로 느껴진다. 이야기의 빈틈을 카메라 연출을 통해, 화면이 채워나가고, 리듬이 보완하며, 음악이 이끈다. 그래서 볼만한 영화가 됐다.
숙제처럼 보던 수많은 영화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끝까지 본 영화’ 중 한 편이었다. 왜냐고 묻는다면, 이야기가 아니라 감각이 날 붙잡았기 때문이라고 답하겠다.
감정을 깨우진 않았지만, 감각은 깨어났다. 그건 충분히, 영화를 기억할 이유가 된다.
“이 영화는 감정보다 감각이 오래 남는 시대의 모험영화다.”
[저작권자ⓒ 슈퍼액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