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인: 풍기대막(Blades of the Guardians)’, 무협의 혼을 다시 세우다

김경민 기자

sib8ki2@naver.com | 2026-02-10 11:20:47

-CG 이전의 액션을 기억하는가? 원화평·이연걸이 던지는 무협의 복귀 선언”
-“사라진 홍콩 무협의 감각, ‘표인’은 그것을 되살릴 수 있을까”

[슈퍼액션 = 김경민 기자] 이연걸 복귀작으로 알려진 원화평 감독의 영화 ‘표인: 풍기대막(Blades of the Guardians)’ 이 오는 2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표인(镖人)'공식 포스터- Peace Film Production제공

많은 무협 팬과 액션 영화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현재까지 공개된 예고편과 메이킹 영상, 감독·배우 인터뷰를 종합해보면, 이번 작품은 단순한 신작 무협 영화가 아니라 홍콩 무협 영화의 신화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혼이 담긴 작품이라는 인상을 준다.

특히 원화평 감독은 여러 인터뷰에서 “CG와 편집에 의존한 액션이 아니라, 실제 몸의 움직임, 무술의 리듬과 무게감, 전통 무협이 지녔던 정서와 미학을 되살리고 싶다” 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이는 이번 영화 ‘표인’이 단순히 유행을 좇는 영화가 아니라, 무협이라는 장르의 본질을 다시 증명하려는 시도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 영화는 단순한 신작이 아니라, “홍콩 전통 무협 영화의 시대는 정말 끝난 것일까?”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원화평 감독, 홍콩 무술과 액션의 거장

원화평은 홍콩 무술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이자 무술 고수다. 그는 많은 액션 영화에 직접 출연하며 자신의 무술 철학을 몸으로 보여주었고, 성룡의 ‘취권’에서 소걸아 역할로 출연하기도 했다.

취권의 소걸아로 출연한 원화평감독(원소전, 원화평, 성룡)

홍콩 무협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그는 1980~90년대 홍콩 무협과 액션을 세계에 알린 장본인이다.

헐리우드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의 무술감독으로 와이어 액션과 액션 스타일을 설계하며, 홍콩식 무술 액션의 표준을 헐리우드에 정착시켰으며, 또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 빌 Vol.1’ 에서는 일본·중국 무술 스타일을 헐리우드 관객에게 스타일리시하게 각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와호장룡에서 무술지도중인 원화평 감독

특히 영화 ‘와호장룡(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2000)’ 의 무술 코디네이터로 아카데미 수상과 함께 세계적인 액션 스타일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원화평 감독은 이번 영화 ‘표인’ 에 대해 “무협 액션 영화들이 점점 화려해지는 대신, 타격의 무게, 동작의 시작과 끝, 맞고 흔들리는 인간의 반응 같은 핵심 요소를 잃었다”고 느꼈으며,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기 위한 영화”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잊혀진 홍콩 전통 무협..쉬샤오둥(徐晓冬)

현실적으로, 홍콩 전통 무협 영화는 이미 대중에게서 많이 멀어졌다. 성룡, 이연걸, 홍금보, 이소룡이 상징하던 홍콩 액션과 무협은 지금 젊은 관객들에게는 낯선 장르가 되었고, 그나마 맥을 이어오고 있는 인물은 견자단이다.

하지만, 견자단의 액션은 전통 무협보다는 현대 격투 액션에 가까운 형태로, 실제 몸의 움직임과 리듬을 중시한다는 점. 에서 홍콩 액션의 정체성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홍콩 무협 영화의 몰락에는 전통무술의 실전 약화 논란도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 사건은 격투가 ‘쉬샤오둥(徐晓冬)’이 등장해 중국 전통 무술가들과 공개 대결을 벌이며 “중국 전통 무술은 실전에서 약하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노출시킨 것이다.

‘쉬샤오둥(徐晓冬)’ KBS 자료

이 사건은 단순한 무술계 논쟁을 넘어, 영화 속 무협에 대한 대중의 믿음까지 흔드는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관객들은 더 이상 황룡십팔장, 구음진경 같은 전통 무술이 현실에서도 강하다고 믿지 않게 되었고, 무협은 점점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CG 시대가 만든 액션의 공허함이 더해지면서, 기술은 발전했지만 거친 숨소리와 리얼한 타격감은 사라졌다.

과거 홍콩 액션 영화에서는 “저건 진짜 아프겠다”라는 감각이 있었고, 이소룡의 액션은 ‘진짜’였다. 성룡이 넘어지고, 이연걸이 화려하게 움직이며, 홍금보가 몸으로 버텨내던 날것의 액션은 거칠면서도 아름다운 미학을 담았다.

그러나 최근 액션 영화들은 배우의 실제 신체 대신 CG, 액션의 설득력 대신 화려한 영상미, 몸의 투혼 대신 스타성에 의존하면서, 홍콩 전통 무협 영화는 점점 설 자리를 잃었다.

원화평 감독의 선택 ‘표인’,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다

이런 상황에서 ‘표인’은 현실을 거슬러 가는 작품처럼 보인다. 영화는 전통 무협이 현실에서 강한가를 증명하려 하지 않지만, 영화 속에서만큼은 무술이 충분히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

'표인(镖人)'공식스틸컷- Peace Film Production제공

공개된 예고편과 영상 속 액션은 아름답지만 과장되지 않고, 거칠지만 난폭하게만 흐르지 않는다. 관객은 “이건 CG가 아니라 몸이다”라는 감각을 다시 떠올릴 수 있다.

영화의 원작 만화 ‘표인(镖人)’은 중국 성인 무협 만화로, 하드보일드 무협 서사에 가까운 작품이다.

작가 허셴(许先哲, Xu Xianzhe)은 기존 무협과 달리 잔혹하고 건조하며, 싸움은 멋있기보다 위험하며, 한 번의 실수가 곧 죽음이라는 철학을 담았다.

액션 역시 공중부양 같은 허구적 기술보다 실전 거리, 각도, 체중 이동, 타이밍에 집중한 현실감 있는 무협 액션을 보여준다.

'표인(镖人)'공식 예고편

원화평 감독이 ‘표인’ 을 선택한 이유도 명확하다. 그는 “화려함보다 거칠고, 영웅담보다 생존 중심, 무술이 삶의 기술처럼 묘사되는 이야기”가 지금 다시 무협의 뿌리로 돌아갈 수 있는 이야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개된 인터뷰에서 원 감독은 “무협 영화의 본질(실제 무술의 움직임·전통적 감정선·전장의 리얼리티)을 고수하려 했다. 배우들이 오랜 훈련을 거쳐 말 타기, 창술 등을 수행하며 CG가 아닌 실제 무술 표현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배우들의 투혼과 홍콩 무협의 마지막 불씨

영화 '표인:풍기대막'은 Peace Film Production제작하고, Alibaba Pictures Group 참여한 작품으로 액션 스타 이연걸의 복귀작이자, 오경, 사정봉의 출연으로도 기대가 크다.

'표인(镖人)'공식스틸컷- Peace Film Production제공- 오경, 이연걸

사정봉과 오경은 인터뷰에서 액션의 현실감과 캐릭터 여정을 제대로 표현하겠다며, 모든 출연자가 원작 만화 ‘镖人/Biao Ren’의 깊이와 전통적 무협 감성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표인’은 흥행을 장담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지금 이 시점에 꼭 나왔어야 할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표인(镖人)'공식스틸컷- Peace Film Production제공

홍콩 무협 영화가 완전히 잊히기 전에, 마지막 불씨를 되살리려는 시도이며, 관객들이 ‘표인’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잃어버린 감각을 다시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이다.

(출처: 표인: 풍기대막 (Blades of the Guardians, 2026) 티저 예고편 - 한글자막)

[ⓒ 슈퍼액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